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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어둠 속에서 찾은 희망… 할아버지가 이끈 ‘기적의 골프’”

시각장애 손자와 캐디인 할아버지가 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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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캐시먼과 그의 할아버지 조지는 US 어댑티브오픈에 출전하고 있다. 사진 | USGA, 게티이미지


타일러 캐시먼은 방금 캐디를 해고했다.


“이 수준에서 경기하려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캐시먼은 잠시 말을 멈춘 뒤, 결정적인 한마디를 던진다. “…아직 그런 사람을 찾는 중이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캐시먼의 캐디는 눈을 굴린다.


“라운드마다 나를 다섯 번은 해고하잖아.” 형광 초록색 빕Green bib을 걸친 캐디가 받아친다. “그 정도로는 부족해.”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실이 있다. 타일러의 캐디는 사실상 해고될 일이 없는 사람이다. 이번 유에스US 어댑티브오픈Adaptive Open 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그는 바로 타일러의 할아버지 조지 캐시먼이기 때문이다.


타일러는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덧붙인다. “1번 홀 거리 계산은 진짜 최악이었다.”


“지금 당장 나가서 레이저로 거리 다시 재보자고” 조지 캐시먼이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받아친다. “그러면 내가 맞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 순간, 타일러는 잠시 멈칫한다. 할아버지 조지가 정말로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스물세 살의 타일러는 미국 뉴저지주 턱스베리에서 자라며, 이런 상황을 생각보다 자주 겪어야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장난기 많은 소년이었지만,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는 유난히 가까웠다.


그 이유는 단순한 애정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은 타일러에게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연결고리, 곧 그의 생명줄이었다.


그들의 역할은 다양하고 대부분은 평범하다. 타일러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고, 그의 길을 막는 장애물을 치워주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넘어지거나 얼굴을 잊어버리는 작은 실수에서 보호해주고, 그리고 때로는 캐디 역할까지 맡는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는 부인할 수 없는 따뜻함이 있다. 타일러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는 깊고 조건 없는 사랑에서만 나올 수 있는 자발적 공감과 단단한 보호 본능이 자리 잡고 있다.


세상은 늘 타일러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그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많은 의사와 전문가를 만났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어깨를 으쓱하는 정도였다. 중학교에서는 가장 좋아하던 야구를 그만둬야 했다. 너무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에서는 그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작은 배려조차 학교 체육부가 제대로 제공하도록 강하게 요구해야만 했다.


“그럴 때면 정말 형편없는 엄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타일러의 어머니 케이시 캐시먼은 말한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아들을 위해 싸울 수 있으니까. 그럴 수 없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조지 캐시먼은 말하지 않지만, 그가 캐디로서 손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타일러가 자신의 차이 때문에 단 하루도 ‘덜한 존재’로 느끼지 않도록 지켜주는 일이다. 그를 보호하는 일이다. 그가 세상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할아버지 조지의 역할이 필수적인 이유다. 캐디 없이 대회 골프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렵다. 하지만 앞을 볼 수 없다면?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타일러 캐시먼은 여행자였다.


타일러의 조부모인 신디와 조지는 은퇴 후 여행을 다닐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워왔다. 하지만 타일러에게 시력을 서서히 잃게 만드는 희귀 유전 질환이 발견되면서 그 계획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그들은 시간과의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타일러의 기억 창고를 가득 채워주고 싶었다.” 할머니 신디는 손자와 함께했던 세계 여행을 떠올리며 말했다. “의사가 그랬거든. 시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많은 걸 보여주라고.”


그 여행들은 아름다운 풍경만을 남긴 것이 아니었다. 타일러는 두 조부모와 깊은 유대를 쌓았다. 웃음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옛 세대의 가족 중심적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과 말이다. 가끔은 엄격함도 있었다.


“타일러는 거의 우리 네 번째 아이였다.” 신디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때는 바로잡았지만, 대부분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그 여행 중 어느 날, 조지는 손자에게 처음으로 골프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조지는 은퇴 후 주 5회 골프를 즐기는 열혈 골퍼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현실주의자였다는 점이다.


의사들은 타일러의 시력이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는 손자가 앞을 볼 수 없게 된 이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미 어댑티브 골프에 대해 공부해두고 있었다. 타일러는 시력이 어떻게 변하든 골프를 계속할 수 있었고, 미국골프협회USGA 규정에 따라 비장애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배려 규정도 적용받을 수 있었다.


타일러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그리고 곧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고등학교 골프팀에서 활동했고, 이후 어댑티브 골프 대회에도 출전하기 시작했다. 코스에 서 있는 경험 자체가 매력적이었지만, 진짜 기쁨은 골프가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서 왔다.


“타일러는 놀라운 청각 능력을 갖게 됐다. 시각장애인에게 흔한 일이다.” 할아버지 조지의 말이다. “흥미로운 건, 개인전에서 상대 선수들이 속삭이는 걸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방금 시각장애인한테 졌다는 거 알아?’ 그런 말이 자주 들렸다. 그게 타일러에게 엄청난 영감을 줬다.”


조지는 갈 수 있는 모든 대회에 캐디로 따라갔다. 손자의 스윙과 루틴을 집요하게 분석했고, 매 대회마다 타일러와 옷을 맞춰 입는 전통도 만들었다.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둘은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나중에는 동등한 파트너가 되었다.


“처음엔 타일러가 자기 방식대로 치고 싶어 했다. 나는 내 방식이 있었고.” 조지는 웃으며 말했다. “타일러는 나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예전엔 내가 ‘아니야, 이렇게 할 거야’라고 말하며 선택을 막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선수다. 점수도 그의 점수고. 그래서 우리는 선수의 판단을 따른다.”


타일러의 시력은 최근 안정됐다. 줄기세포 치료 이후 그의 시력은 2년 넘게 더 악화되지 않았고, 한쪽 눈은 시력의 5% 미만, 다른 쪽은 20% 미만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코스에서는 이 안정세가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타일러와 할아버지 조지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승리를 쌓았다.


“우리는 골프 때문에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작년에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그 말은 타일러가 시각장애 골프 세계 전체에서 1위 선수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건 조지에게도 특별한 의미다. 그는 손자의 얼라인먼트를 잡아주고,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대신 확인해주며, 타일러가 볼 수 없는 모든 빈틈을 채워준다. 그는 이 일을 투어 베테랑 캐디처럼 진지하게 대한다.


“몇 년 전 첫 US 어댑티브 오픈에는 조지가 무릎 수술 때문에 못 갔다. 그래서 친구가 대신 캐디를 했다.” 할머니 신디의 말이다. 그 친구는 첫 라운드가 끝난 뒤 휴대폰을 확인했고, 조지에게서 수정해야 할 점을 빼곡히 적은 장문의 노트가 와 있었다. “그 친구는 그 메시지를 무시했다. 조지는 그 이후로 캐디 일을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신디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US 어댑티브 오픈에서 두 사람은 지금까지의 여정 중 가장 큰 목표를 노리고 있다. 대회에서는 장애 유형별로 최저 타수 선수에게 메달이 주어진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어댑티브 골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시각장애’ 부문 우승은 상금이 주어지지는 않지만, 둘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타일러와 할아버지 조지의 끝없는 티격태격을 잠시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6일 우드몬트Woodmont에서는 아직 그 순간이 멀어 보였다.


“좋은 샷은 타일러 덕이고, 나쁜 샷은 내 탓이다.” 조지가 말했다. “맞다. 할아버지 때문에 이 정도는 칠 수 있다.” 타일러가 받아친다. “정확해.” 조지는 웃으며 말한다. “우린 좋은 팀이다.”


조지는 늘 그렇듯 농담을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진심이 있다. 타일러가 스코어 테이블로 시선을 돌린 뒤, 조지는 조용히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나는 골프 하는 것보다 타일러를 위해 캐디하는 게 더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골프는 혼자 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진짜 팀 스포츠다.”


조지는 말하지 않지만, 타일러가 겪은 불운 속에서도 좋은 것이 있었다고 믿는 마음이 분명 존재한다. 그 불운이 두 사람을 더 강하게 묶어주었기 때문이다.


둘이 또 다른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이동하려던 순간, 또다시 ‘직업 안정성’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내일은 몇 번이나 나를 해고할 것 같아?” 조지가 묻는다. 타일러는 지체 없이 답한다. “글쎄요, 아마 매 홀마다?” 자료 | 골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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